모니터 구매할 때는 크기부터 시작해서 고려해야 할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요. 자신의 용도에 어떤 모니터를 구매해야 하는지를 망설이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해서 글을 작성해 봅니다. 스펙의 디테일을 알려드리고, 용도에 따른 스펙도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가장 기본적으로 화면 크기에 대한 이야기를 뺄 수가 없습니다. 모니터의 크기는 사용자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스펙입니다. 모니터의 크기는 보통 대각선의 길이로 측정되고, 길이에 따른 인치(Inch) 단위로 표시되곤 합니다. 아래는 길이에 따른 인치 단위를 수치로 나타낸 것입니다.
인치(inch) | 대각선의 길이(cm) |
24 | 60.96 |
25 | 63.5 |
27 | 68.58 |
32 | 81.28 |
38 | 96.52 |
40 | 101.6 |
43 | 109.22 |
48 | 121.92 |
55 | 139.7 |
크기가 크면 클수록 좋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간혹 있습니다. 크기는 용도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만일 업무를 처리할 용도로 사용한다면 24인치 또는 27인치를 선호합니다. 왜냐하면 모니터의 크기가 크다면 일반적인 해상도에서는 후에 소개할 픽셀 피치가 증가하기 때문에 사무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모니터로 OTT와 같은 영상을 주로 시청할 계획이라면 크면 클수록 몰입감을 높여주기 때문에 해상도가 따라준다면 클수록 좋습니다. 하지만 크기가 큰 모니터를 살 때는 공간의 제약과 시청 거리를 생각해야 합니다. 크기가 크더라도 시청 거리가 확보되지 않았다면 몰입감은 반감될 테니까요.
이렇게 모니터의 크기는 해상도와 픽셀 피치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그래서 먼저 해상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해상도는 화면을 이루는 픽셀의 개수를 뜻합니다. 모니터는 색을 표시하는 굉장히 작은 픽셀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픽셀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선명한 화질을 만들어냅니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사람의 눈이 구별할 수 있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서 어느 정도에 도달하면 구별해내지 못합니다)
보통 가로의 픽셀 수 × 세로의 픽셀 수로 해상도를 표현합니다. 그래서 해상도는 1280 × 720와 같이 표현됩니다. 또한 픽셀 조합에는 제한이 없기 때문에 가로와 세로의 픽셀을 얼마나 배치하는지에 따라 수많은 조합의 해상도가 생겨납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해상도가 따로 존재하기 때문에 아래의 사진 속 해상도 이외에 다른 픽셀 조합의 해상도는 보기 어렵습니다(UWQHD 제외).
해상도는 높으면 높을수록 선명한 화질을 구현해 냅니다. 하지만 이조차도 용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업무를 처리하는 데에 사용하는 거라면 FHD(1920×1080)으로도 충분합니다. 해상도는 FHD로 충분하지만 화면 크기는 잘 선택하셔야 합니다. FHD 해상도에서 화면 크기가 32인치를 넘어가면 픽셀이 벌어지는 게 보이면서 시각적으로 불쾌한 경험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픽셀 간의 경계가 보이면 눈이 금방 피로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지기에 업무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당신의 모니터 용도가 영상, 콘솔 게임 또는 AAA급 게임(대량의 제작비를 투입해서 양질의 게임을 만들어내, 백만 장의 판매량을 목표로 하는 게임)을 하는 것이라면 보통 최소 QHD(2560 ×1440)부터 사용할 것을 추천합니다. UHD의 경우는 픽셀 수가 QHD의 2배나 되기 때문에 높은 성능의 CPU와 그래픽카드를 요구합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UHD급 해상도는 추천되지 않습니다. 만일 당신이 AAA급 게임이 아닌 FPS 게임을 선호하는 사용자라면 FHD로도 충분합니다. FPS 게임은 후술 할 주사율(Refresh Rate)에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픽셀 수를 최소화해서 주사율을 높이는 게 유리합니다. RPG 게임의 경우에는 UWQHD(3440×1440)을 추천합니다. UWQHD 해상도는 보통 화면 비율(종횡비)이 일반적인 16:9보다 넓은 21:9이기 때문에 몰입감을 높이기 때문이죠. RPG 게임이 21:9를 무조건 지원하기도 하고요.
극히 드문 경우이지만 레이싱 게임의 사용자의 경우 DQHD(5120 ×1440) 또는 DUHD(7680×2160) 해상도가 추천되기도 합니다. 화면 비율이 32:9인만큼 높은 몰입감을 자랑하지만, 이러한 비율을 지원하지 않는 콘텐츠에서는 레터 박스가 생기는 등의 부작용이 존재해 일반 사용자에게는 큰 메리트가 없는 해상도입니다.
픽셀 피치는 디스플레이에서 픽셀 간의 물리적 거리를 나타내는 용어입니다. 주로 mm(밀리미터) 단위로 나타내지만 측정 방식에 따라 Ppi(Pixels per inch의 약자로 '인치당 픽셀 수'를 의미)로 나타내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물리적 거리를 이용해 측정한다면 mm를 사용하고, 밀도를 이용해 측정한다면 Ppi로 나타냅니다.
일반적으로 픽셀 피치가 적으면 적을수록 가독성이 좋아집니다. 그 이유는 픽셀이 작으면 같은 화면이라도 더 많은 픽셀을 넣을 수 있게 하여 화질을 더 선명하게 만들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픽셀 피치가 적절하지 못하면 이미지 왜곡이나 좁은 시야각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시청 거리에 따라 적절한 픽셀 피치가 달라지고, 해상도에 따라 계산하는 방법이 제각각이므로 알맞은 픽셀 피치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정 또는 회사에서 사용하는 모니터의 픽셀 피치는 0.18mm에서 0.31mm을 넘지 않습니다. 24인치 FHD 모니터의 픽셀 피치는 약 0.27mm이며, 27인치 QHD 모니터는 0.23mm, 32인치 UHD 모니터는 0.18mm의 픽셀 피치를 가집니다.
다음은 가장 중요한 패널입니다. 모니터 선택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패널의 형태에는 LCD(Liquid Crystal Display)와 OLED(Organic Light-Emitting Diode)가 있습니다.
LCD 패널의 특징은 백라이트를 통해 화면 전체에 균일한 빛을 제공하는 데에 있습니다. LCD 패널은 액정 셀이 백라이트에서 오는 빛의 세기를 조절하여 화면을 구현하는 원리를 가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OLED 패널은 각 픽셀이 스스로 빛을 내는 자체 발광 방식을 사용합니다. 백라이트의 유무와 각 픽셀의 On/Off 기능으로 인해 LCD 패널과 OLED 패널은 명암비 차이는 뚜렷이 나타납니다. 또한 OLED 패널은 구조적으로 LCD 패널보다 더 얇아서 빛이 더 적은 층을 통과하기 때문에 빛의 경로가 단순화되어 시야각이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LCD에 비해 다양한 각도에서 균일한 화질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OLED 패널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OLED 패널은 번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OLED 패널에 사용되는 유기 재료들이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분해되어 버려 수명이 그렇게 길지 않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그리고 OLED 패널의 생산 목적은 높은 화질이기 때문에 화질을 떨어뜨리는 안티 글레어나 매트 처리는 지양하고 있어 반사가 심한 글레어 패널이 기본입니다. 그러한 이유로 사용자에 따라 좋지 못한 경험을 할 수도 있다는 단점이 존재합니다. OLED 패널과 다르게 LCD 패널은 여러 종류가 존재합니다. 일반적으로 IPS, VA, TN 정도로 분류하는데, 각 패널들의 장단점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IPS(In-Plane Swtching) 패널은 광시야각과 광색역이 특징입니다. 광시야각은 화면을 다양한 각도에서 보더라도 색상이나 명암이 왜곡되지 않고 동일한 화면 품질을 유지하는 것을 뜻합니다. 그래서 듀얼 모니터나 트리플 모니터를 구상하고 있는 사용자에게는 IPS 패널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IPS 패널은 다른 패널에 비해 색상 영역이 넓습니다. 그 이유는 IPS 패널의 액정 분자가 수평으로 평행하게 배열되어 있다는 것에 있습니다. 액정 분자가 수평으로 배열되어 있다는 것은 액정 분자의 회전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하며, 이를 통해 빛을 일관적으로 필터에 전달하여 색상 왜곡을 최소화시킵니다. 그래서 IPS 패널이 다른 패널들과 다르게 색상 재현력이 높은 것입니다. 높은 색상 재현력 덕분에 AAA급 게임을 하는 게이머나 그래픽 업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선택하는 패널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장점만 존재하지는 않는데요. IPS 패널에는 낮은 명암비와 높은 가격, 빛샘 현상이라는 단점도 존재합니다. 액정 분자가 수평으로 배열되어 있다는 것은 빛을 완벽하게 차단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액정 분자가 수직으로 배열된 VA 패널에 비해 상대적으로 명암비 낮습니다. 그런 이유로 IPS 패널들의 명암비는 1000:1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IPS 패널은 다른 패널에 비해 가격이 비쌉니다. 왜냐하면 액정 분자를 수평으로 배열하는 건 높은 기술력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전압의 제어와 분포도 정밀하게 설계해야 하는 복잡한 제조 공정을 지녔기 때문이죠. 이외에도 IPS 패널은 백라이트에서 나온 빛이 화면의 가장자리로 새면서 나타나는 빛샘 현상(Backlight Breeding) 때문에 말이 많았었습니다. 최근에 나오는 제품들은 빛샘 현상을 최소화했지만 완전히 잡아낸 건 아니라서 예민하신 분들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으로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까지도 IPS는 명실 환경에서 사용하는 것이 권장되고 있습니다.
여담으로 지금은 IPS 패널이 FPS 유저들에게 종종 추천되고는 하지만 이전에는 그렇지 않았었습니다. 초기 IPS 패널의 응답 속도는 3~4ms로 TN 패널에 비해 느렸기 때문입니다. IPS 패널은 수평으로 배열된 액정 분자를 평면 내에서 90도로 회전합니다. 평면 내에서의 회전은 분자 간의 강한 저항 때문에 높은 전압을 필요로 합니다. 높은 전압에서 발생하는 열과 회전하는 경로가 긴 탓에 액정 분자의 회전 속도는 느려지게 됩니다. 그래서 IPS 패널은 상대적으로 느린 응답 속도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버드라이브 기술과 IPS 패널의 발전으로 응답 속도가 1ms 정도로 많이 낮아졌습니다.
VA(Vertical Alignment) 패널은 높은 명암비가 특징입니다. 전압이 없는 상태에서 VA 패널의 액정 분자는 수직으로 배열되어 있습니다. 수직 배열은 빛이 통과하지 못하게 완전히 차단하여 선명한 블랙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VA 패널은 3000:1의 높은 명암비를 구현해 냅니다. 명암비가 높아서 OTT 같은 영상을 시청할 용도라면 VA 패널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VA 패널은 적당한 시야각과 색상 영역, 가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VA 패널은 IPS 패널보다는 좁지만 TN 패널보다는 넓은 시야각과 색상 영역을 가지고 있으면서 TN 패널보다는 비싸지만 IPS 패널보다는 저렴한 가격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예산이 넉넉지 못해 가성비를 중시하는 분들에게 VA 패널을 추천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VA 패널에게는 잔상이라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모션 블러(Motion blur)라고도 불리는 이 현상은 디스플레이가 새로운 이미지로 빠르게 전환되지 못할 때, 이전 이미지의 형상이 남아서 새로운 이미지와 겹쳐 보이면서 잔상을 유발하는 현상입니다. 이에 관한 원인은 VA 패널의 액정 분자의 회전에 있습니다. 다른 패널과 달리 VA 패널은 모든 액정 분자가 동일한 방향으로 회전하지 않습니다. VA 패널의 액정 분자의 회전 각도는 45-60도로 적음에도 불구하고 액정 분자가 다양한 경로로 회전하면서 효율성을 잃어버리고, 결과적으로 응답 속도가 길어지게 됩니다. 최근에는 오버드라이브 기술로 응답 속도를 낮춰서 출시하는 제품들이 존재하지만 오버드라이브 기술은 일시적이라서 잔상을 완전히 개선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FPS 유저들에게는 VA 패널이 추천되지 않습니다.
TN(Twisted Nematic) 패널은 빠른 응답 속도와 고주사율과 가격이 특징입니다. TN 패널은 이름처럼 전압이 가해지면 액정 분자가 비틀어지면서 화면을 만들어냅니다. 그렇기에 TN 패널은 비틀어진 배열을 통해 전압의 변화에 빠르게 반응하여 응답 속도를 최저한으로 낮출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TN 패널은 1ms의 응답 속도를 구현할 수 있으며, 이는 빠른 화면 전환이 필요한 게임이나 스포츠 같은 콘텐츠를 시청할 때 매우 유리합니다. 그리고 응답 속도는 프레임을 처리하는 속도를 결정하기 때문에 TN 패널은 고주사율이 특징이기도 합니다. 매 프레임이 완전히 전환되도록 만드는 빠른 응답 속도는 잔상을 최소화하고 자연스러운 화면감을 만들어냅니다.
TN 패널의 가장 극단적인 단점은 좁은 시야각과 낮은 색상 영역, 명암비입니다. 액정 분자가 뒤틀려 있는 TN 패널의 구조상 액정 분자가 회전할 때, 모든 각도에 정확히 동일한 빛을 발산하도록 제어할 수 없기 때문에 빛이 제대로 통제되지 못합니다. 그런 이유로 시야각이 좁아지고, 색상 영역과 명암비가 왜곡됩니다. TN 패널의 시야각이 악명 높은 이유는 극단적인 각도에서 색상이 반전되어 보일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근래에 출고되는 TN 패널 모니터의 경우에는 후드(Hood)라고 불리는 날개형 구조물을 양 옆에 배치해, 시야각 문제를 보완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재밌는 사실은 IPS 패널이 TN 패널의 후속작이라는 것입니다. TN 패널은 LCD 패널 중 가장 초기에 개발되어 널리 알려진 기술입니다. 하지만 언급했듯이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기술이 IPS 패널 기술이며, IPS 패널 개발 초기에는 TN 패널의 완벽한 상위호환으로 여겨지면서 TN 패널은 저가형 패널로, IPS 패널은 고가형 패널로 인식되었었습니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시장이 성장하면서 TN 패널도 자신만의 무기를 가지게 되었고, 그렇게 오늘날 TN 패널과 IPS 패널은 동등한 위치에 서게 되었습니다.
이제 OLED 패널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보겠습니다. OLED는 Organic Light-Emitting Diode의 약자입니다. 번역하자면 유기 발광 다이오드가 되는데요. 말 그대로 유기 분자를 사용하여 전기를 통해 스스로 빛을 내는 소자를 말합니다. OLED 패널은 각 픽셀이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명암비가 사실상 무한에 수렴합니다(픽셀을 완전히 꺼버리기 때문에 전력 소비도 덜 합니다). 그래서 백라이트가 존재하지 않고, 그런 이유로 빛을 조절하는 필터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 얇고 가벼운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LCD 패널보다 뛰어난 색상 영역과 응답 속도를 가지고 있어서 RPG나 FPS 같은 게임을 하기에도 적합합니다. 어떻게 보면 현시점 가장 완벽한 패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데요.
단점으로는 높은 가격과 번인(Burn-In)이 존재합니다. OLED 패널 구매를 꺼리시는 분들이 대부분 번인을 걱정하시고 계십니다. OLED 픽셀을 이루는 유기물질은 지속적으로 열화(Deradation)됩니다. 같은 화면을 계속 표시하면 특정 픽셀이 다른 픽셀보다 빠르게 열화 되면서 흔적이 남아 잔상을 발생시키는 현상이 번인입니다. 보통 2년 정도 사용하면 번인이 발생하는데, 번인이 생긴 패널은 교체 말고는 달리 대안이 없습니다. 거기다가 OLED 패널이라는 게 또 비싸긴 둘째가라면 서러울 친구라 예산이 넉넉지 못한 분들에게는 치명적으로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LG나 삼성도 이를 인지하고 있는지 자신들만의 번인 수리 보증 정책을 마련해 소비자를 보호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큰 지출은 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참고하시어 구매하실 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이전 세대의 패널들과는 다르게 현재의 패널들은 대부분 높은 주사율을 지녔습니다. 그래서 사용자들은 높은 주사율을 구현하기에 불리한 VA 패널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주사율이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이번에는 이토록 중시되는 주사율과 이를 가능케 하는 응답속도가 왜 중요한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주사율(Refresh Rate)은 디스플레이가 1초에 몇 번 화면을 새로고침하는지를 나타내는 수치이며, 일반적으로 헤르츠(Hz)로 표시됩니다. 주사율이 높을수록 화면 전환이 더욱 부드럽고 자연스러워져, 빠른 움직임이 많은 스포츠 경기나 FPS 게임에서는 보다 현실적인 화면 경험을 제공합니다.
높은 주사율의 기준은 보통 120Hz부터 시작되며, 그 이유는 사용자의 체감적으로나 비용적으로 볼 때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주사율의 옵션이 다양해지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그만큼 주사율은 디스플레이의 성능이 반영되는 주요 스펙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각 제조사들은 그런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PG248QP와 같은 540Hz 모니터를 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사람의 눈은 일반적으로 60Hz에서 90Hz 밖에 인식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당신이 시각적으로 민감하거나 격한 콘텐츠를 플레이하는 게 아니라면 540Hz는 크게 의미가 없습니다.)
하지만 높은 주사율을 지원한다 하더라도 디스플레이의 응답 속도가 느리다면 화면을 새로고침 할 때 미세한 간극이 생기기 때문에 잔상이 두드러져 보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높은 주사율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높은 주사율과 빠른 응답 속도가 동기화되어야 합니다. 이제 응답 속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응답 속도(Response time)는 화면의 픽셀이 색상이나 밝기를 변경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밀리세컨드(ms) 단위로 측정됩니다. OLED 패널의 경우 소자가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응답 속도가 빠르지만, LCD 패널의 경우에는 소자가 스스로 빛을 낼 수 없어 백라이트를 사용하기 때문에 빛을 뿌려주는 액정 분자가 움직여야 비로소 화면이 전환되므로 응답 속도가 OLED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립니다.
다른 스펙들과 다르게 응답 속도를 측정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각각의 방법들은 응답 속도의 특정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GtG(Gray-to-Gray)입니다. GTG는 한 회색 단계에서 다른 회색 단계로의 전환 속도를 측정하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색상 전환 중 발생할 수 있는 시각적 문제를 평가하는 데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그다음으로 많이 보이는 방법은 MRPT(Motion Picture Response Time)입니다. MRPT는 디스플레이가 움직이는 이미지를 얼마나 오래 화면에 유지하는지를 측정하는 방법입니다. 그런 이유로 화면 전환 중에 발생하는 잔상을 측정하는 데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근래에는 오버드라이브(LCD 액정에 더 높은 전압을 가해서 액정 분자의 전환 속도를 높이는 기술) 기술을 통해 제조사들은 느린 응답 속도를 극복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최신 디스플레이에서는 오버드라이브 시 가하는 전압의 수준을 단계별로 조절할 수 있어, 사용자가 상황에 맞게 응답 속도를 최적화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 개발이 덜 된 탓인지 오버드라이브를 사용할 경우 화질이나 주사율이 제한되기도 합니다. 심한 경우에는 명암비에 영향을 주는 오버슈트(Overshoot) 또는 언더슈트(Undershoot)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명암비 이야기가 나온 만큼, 명암비에 대해서도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명암비(Contrast Ratio)는 디스플레이가 생성할 수 있는 가장 밝은 흰색과 가장 어두운 검은색 사이의 휘도 차이를 나타낸 비율입니다. 일반적으로 1,000:1과 같이 나타내고, 이때 첫 번째 숫자는 가장 밝은 흰색이 가장 어두운 검은색보다 몇 배 더 밝은지를 나타냅니다. 명암비가 높을수록 OTT에서 드라마나 영화를 감상하실 때 디테일이 살아나고 몰입감이 높아집니다. OTT를 많이 시청하시는 분들께는 높은 명암비를 가진 디스플레이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특이하게도 명암비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정적 명암비(Static Contrast Ratio)와 동적 명암비(Dynamic Contrast Ratio)인데요. 정적 명암비는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명암비를 뜻합니다. 정적 명암비는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고정된 이미지에서 측정한 명암비를 뜻합니다. 사실 동적 명암비는 유의미하진 않습니다. 측정 방식 자체가 콘텐츠에 따라 디스플레이의 백라이트 강도를 조정한 후 휘도를 측정하기 때문에 아무리 높게 나온다 한들 소용이 없습니다. 그래서 동적 명암비는 1,000,000:1과 같이 비현실적인 숫자로 나타납니다.
보통 LCD 패널의 경우는 위와 같고, OLED 패널의 경우는 약간 다릅니다. OLED 자체는 백라이트가 없고, 소자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명암비가 사실상 무한대에 가깝습니다. 소자를 끄면 온전한 검은색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OLED를 꿈의 디스플레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OLED는 LCD에 비해 밝기가 절대적으로 낮아 명실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입니다. 그 이유를 설명하기 전에 먼저 밝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밝기(brightness)는 디스플레이가 방출하거나 반사하는 빛의 총량을 측정한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칸델라(cd/m²)로 측정이 되며, 1cd/m²는 이름처럼 1 평방미터 내에 촛불 하나를 킨 것과 같은 양의 밝기를 뜻합니다. 밝기는 디스플레이에서 가시성이나 색상 재현력 및 전반적인 화면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OLED의 경우 표시해야 하는 화면의 영역을 줄이면 줄일수록 휘도(밝기)가 늘어납니다. 그래서 화면 표시 영역이 1%에 달하면 약 9배에 달하는 피크 휘도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높은 피크 휘도를 달성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OLED 디스플레이들이 평균적으로 낮은 피크 휘도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번인과 픽셀 노화를 예방하기 위해서입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번인은 영구적인 잔상입니다. 번인이 생겼다는 것은 패널 수명이 다했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조사들은 ABL이나 Pixel Refresh(Pixel Orbiter)를 통해 전력 소모를 줄여 번인과 픽셀 노화를 예방하고자 하지만, ABL의 경우에는 밝기를 제한하고 Pixel Refresh의 경우에는 화질이 제한되기 때문에 OLED를 사용하기에는 애로 사항이 많은 현재입니다.
또한 VESA(Video Electonics Standards Association의 약자로 디스플레이 장치의 표준화를 추구하는 단체)는 우수한 밝기에 대해 표준화된 규격을 제시하고자 했습니다. 흔히 HDR 400, HDR 600이라 불리는 것이 그러한 규격입니다. 정식 명칭은 VESA Certified DisplayHDR입니다. VESA가 이러한 규격을 제시한 이유는 HDR10(HDR에 관한 개방형 표준) 인증 기준이 너무 낮아 제조사들이 수많은 디스플레이들을 무분별하게 인증하게 되면서 HDR10 인증이 HDR의 품질을 보증하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VESA Certified DisplayHDR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최소 피크 휘도 외에도 색상 영역, 정적 명암비 등의 다양한 기준에 부합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VESA의 인증은 공신력을 확보하고, HDR 품질을 보증하게 되었습니다. DisplayHDR은 LCD 전용 인증이고, DisplayHDR True Black은 OLED 전용 인증입니다. OLED 디스플레이가 최소 피크 휘도 400 cd/m²를 달성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노트북 이외의 디스플레이 대부분은 DisplayHDR True Black 인증을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체감하는 데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DisplayHDR 600 미만으로는 HDR 콘텐츠를 플레이해도 변화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사용자에 따라 색감이 탁해졌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윈도우10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의 제약이 존재합니다.)
여담이지만, VESA Certified DisplayHDR 규격이 발표되기 전에 HDR 10의 단점을 보완한 HDR 10+ 규격이 먼저 발표되었습니다. 기존 HDR 10은 정적 메타데이터를 사용하는 반면, HDR 10+는 동적 메타데이터를 사용하여 각 장면마다 메타데이터를 자동으로 설정하고 최적화된 화질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HDR 10+에만 라이선스를 발급함으로써 장치 간 호환성과 품질을 보장할 수 있어 많은 관심을 받았으나 발표된 지 1년도 안 되어 VESA Certified DisplayHDR에 밀려버렸습니다.
이제 이야기의 주제가 되는 HDR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HDR은 High Dynamic Range의 약자로, Dynamic Range는 명암비와 같은 의미를 지니므로, HDR을 높은 명암비라고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HDR 기술은 실시간으로 수신된 메타데이터(다른 데이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밝기, 명암비, 색 영역 등을 조정하여 화면의 품질을 향상하는 기술입니다. 이 기술이 탄생한 이유는 현실과 디스플레이 사이의 괴리를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인간은 10^-6 ~ 10^8 cd/m²의 밝기를 인식할 수 있는 반면, 일반적인 디스플레이는 0.1 cd/m² ~ 100 cd/m²만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Dynamic Range는 10¹⁴에 달하지만, 디스플레이의 Dynamic Range는 10³에 불과합니다. 이처럼 인식할 수 있는 명암비가 1000억 배 차이 나기 때문에, 현실과의 괴리가 발생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를 줄이기 위한 기술이 바로 HDR입니다.
그러나 HDR 기술은 넓은 색상 영역에서 작동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디스플레이 자체의 색상 커버리지가 충분히 넓지 않다면, HDR 기술이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색상 영역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겠습니다. 색상 영역은 디스플레이나 장치가 재현할 수 있는 색상의 범위를 정의한 것입니다. 색역으로 불리기도 하며, 일반적으로 특정 색상 공간의 커버리지로 표현됩니다. 디스플레이의 색역을 표현하는 데 자주 사용되는 색상 공간으로는 sRGB, Adobe RGB, DCI-P3가 있습니다. 디스플레이의 색역을 판단할 때 이 세 가지 색상 공간을 모두 고려해야 하지만, 최근에는 sRGB와 Adobe RGB를 120% 이상 커버하는 디스플레이가 많아 DCI-P3를 얼마나 커버하는지를 중점적으로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색의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색역만이 아닙니다. 색 심도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색 심도는 디스플레이가 표현할 수 있는 색상의 수를 나타내며, 일반적으로 비트(Bit) 단위로 표현됩니다. 비트 수가 높을수록 더 풍부하고 다양한 색상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8비트는 약 1,670만 가지 색상을, 10비트는 약 10억 7천만 가지 색상을, 12비트는 무려 약 687억 가지의 색상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만 현재까지 출시된 디스플레이의 색 심도는 10bit가 기본입니다.
10bit가 기본이지만, 디스플레이의 스펙을 보시다 8bit + FRC라는 표현을 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FRC는 Frame Rate Control의 약자로, 가상의 10비트를 만들어 8비트 패널이 실제로는 표현할 수 없는 색상을 표현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기술입니다. 온전한 10bit에 비해 화질이 열화 되고 물 빠진 색감이라는 말들이 종종 있지만 일반인은 그 차이를 느끼기는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사용하는 데에는 큰 지장이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소개드릴 스펙은 어댑티브 싱크(Adaptive Sync)입니다. 디스플레이의 화면 재생률(주사율)과 그래픽카드의 프레임 생성 속도가 서로 동기화되지 못하면 티어링(화면에 동시에 여러 프레임이 부분적으로 나타나면서 생기는 화면 찢어짐)과 플리커링(화면이 불규칙하게 깜빡이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어댑티브 싱크는 화면 재생률과 프레임 생성 속도를 동기화시켜 주는 다리 역할을 합니다. 그런 어댑티브 싱크의 종류는 Nvidia 그래픽카드와 호환되는 G-Sync와 AMD 그래픽카드와 호환되는 FreeSync로 나뉩니다.
만일 당신이 FPS 유저라면 어댑티브 싱크의 사용을 지양해야 합니다. 어댑티브 싱크는 현재 화면 재생률에 프레임 생성 속도를 맞추는 기술이기 때문에 화면은 부드러워질지라도 인풋렉(사용자가 입력한 신호의 출력이 지연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원래 어댑티브 싱크는 티어링과 플리커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기술이었습니다. 그러나 Nvidia는 이에 그치지 않고 G-Sync에 더 많은 기능을 추가하기 시작했습니다. G-Sync 모듈이 탑재된 모니터는 G-Sync Ultimate와 호환되어, 밝기, 주사율, 해상도, HDR 성능 등이 향상되었으며, 사용자에게도 이러한 개선이 쉽게 체감됩니다. 반면, G-Sync Compatible은 활성화해도 문제점이 많고, 사용자가 체감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이유로 G-Sync Ultimate를 찐싱크라 부르고, G-Sync Compatible을 짭싱크라 부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G-Sync Ultimate가 탑재된 모니터는 찾기 어렵고, 대부분의 모니터는 G-Sync Compatible만을 지원합니다. 왜냐하면 제조사들이 가성비가 떨어지는 G-Sync Ultimate를 탑재하는 데 부담을 느끼기도 하고, 어댑티브 싱크 자체가 점차 사장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이번 글에서는 디스플레이의 스펙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부족하지만 어느 정도 참고하시어 디스플레이 구매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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